요즘 상암 일대의 코인노래방을 분석해 보면 반주기 음향 상태가 그야말로 함량 미달이다. 과거에는 마이크와 반주 소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엔지니어들이 세밀하게 조절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 업소들은 기계만 들여놓고 기본 설정값 그대로 방치한다. 특히 에코를 지나치게 먹여서 부르는 사람의 원래 목소리를 완전히 왜곡하는 세팅이 주를 이룬다. 이는 노래를 잘 부르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얄팍한 눈속임에 불과하다. 왕년에 음향 장비 좀 만져본 베테랑의 시선으로 볼 때 이런 식의 세팅은 귀를 피로하게 만들 뿐이다.
상암의 매장들을 기술적으로 뜯어보면 반주기 제조사의 기본 설정을 그대로 쓰는 곳이 대부분이다. 마이크 소리만 쓸데없이 키워놓고 정작 중요한 고음역대의 해상도는 다 죽여놓았다. 마이크 필터가 두꺼워지면서 고음이 깎이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보정하기 위한 고음역 증폭 설정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것들은 그저 소리만 크게 울리면 음향이 좋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소리가 뭉개져 전달력만 떨어진다. 하울링을 잡겠다고 소리를 먹먹하게 만드는 안일한 대처는 평론가적 관점에서 점수를 줄 가치도 없다.
스피커 배치와 방의 음향 설계 역시 엉망이다. 좁은 방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스피커를 머리 바로 위에 무작정 달아놓으니 청각에 무리가 간다. 흡음재를 제대로 붙여야 저음이 벽을 타고 돌며 웅웅거리는 부밍 현상을 막을 수 있는데, 마감재만 대충 붙여놓으니 저음이 뭉개진다. 기계 성능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한들 공간의 음향학적 특성을 무시한 세팅은 소음 유발 장치에 불과하다. 과거 음향 설계를 하던 시절의 기준으로 보면 이건 소리를 들으라고 만든 방이 아니다.
제대로 된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에코를 최소한으로 낮추는 수동 조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조정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업계의 직무유기다. 업주들은 기계 설정을 점검하고 마이크 주파수 대역을 확인해야 마땅하다. 기계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는 안일한 믿음과 기술적 무지가 결합하여 하향 평준화된 음향 환경을 만들고 있다. 소리의 기본도 모르는 이들이 운영하는 공간에서 제대로 된 소리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